_여행_story

청주 여행 1일차

호 량 이 2022. 8. 17. 14:26
반응형

아침의 모습

2021.07.13일 오전 전주역으로 출발하여 ktx를 타고 목적지인 청주로 향했다.

오송역에서 내려 첫 번째 코스였던 상당산성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환승했고, 이 과정에서 실수가 생겨버렸다.

상당산성에서 내려야했지만 상당산성 입구에서 내리는 바람에 상당산성까지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한참을  걸었다.

 

뜨거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푸르렀던 하늘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길 옆에 빽빽이 있던 수많은 나무들이 하늘과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났던 아름다운 소리가 지쳤던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느낌을 받았었기에 결코 나의 실수가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상당산성은 생각보다 컸고, 다음 계획이 있었기에 다 둘러보는 것은 어려워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다시 내려왔다.

하지만 상당산성 남문을 들어가기 전 문 앞의 들판과 남문의 모습, 그리고 우리를 감싸고 있는 하늘이 한데 모여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을 만들어냈고, 이 또한 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상당산성 남문에는 건축적인 부분에서 많은 매력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산성이라는 이름에 맞게 산과 숲의 보호를 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곳들은 보지 못했지만 멀리서 봤을 때 남문의 모습은 자연이라는 수많은 요소들에게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묘하게 받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남문의 옆면과 윗면을 보면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들로 하여금 옛사람들이 자연과 함께 만들어낸 묘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내가 상당산성 남문에서 느낀 가장 큰 매력이었다.

세 번째는 남문에 들어가면 벽이 있고, 90도로 내가 몸을 틀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렇게 해놓은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적이 남문을 뚫고 들어왔을 때 적들이 한번 시선을 틀어야 함으로써 동선을 길게 만들어 우리가 적에게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끌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남문 위에서도 활을 쏘는 등의 대처를 하여 적이 당황해할 동안 남문 아래와 위에서 적을 공격하면 상대는 더 당황하고, 많은 피해를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은 남문의 위에 올라가면 첫번째에서 말했던 것처럼 상당산성이 자연의 보호를 받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더 깊이 깨달을 수 있다. 특히 여름에 가면 정말 맑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르른 하늘과 남문 아래의 푸른 들판이 보이는 모습이 옛 건물들은 자연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를 건축적으로 보면 앞에 보이는 들판이 굉장히 넓은데 이는 적이 들어올 때 적의 수를 가늠하고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음은 국립청주박물관을 갔는데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신 건축가인 故김수근 건축가님이 설계하신 건물로, 전체적인 형태를 보면 한옥의 지붕 형태와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특징을 현대에 새롭게 적용한 모습을 보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근처에 시장이 있고, 배도 고파서 육거리 시장에 놀러 가 밥을 먹고 나왔다.

해가 지고, 더위가 어느정도 가셨을 때 다시 나와 전에는 학천탕이라는 이름의 목욕탕으로 운영되다가 카페 목간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카페를 갔다.

이곳은 국립청주박물관을 설계하셨던 故김수근 건축가님이 설계하신 목욕탕이다. 김수근 건축가님은 개인 건물의 의뢰는 잘 설계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학천탕을 설계해주길 원했던 故박학래 님은 '한평생 뒷바라지를 한 아내의 환갑 선물로 목욕탕을 지어주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설계를 맡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1988년에 문을 열었고, 당시 청주에서 가장 큰 목욕탕으로 많은 사람이 이용했지만 2000년 초중반부터 경영난이 이어졌고, 주민들에게도 잊혀갔다. 장남인 박노석 님은 이 모습을 보고 30년이 넘은 목욕탕을 '카페 목간'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켜 1, 2층은 카페, 3, 4층은 목욕탕, 5, 6, 7층은 사우나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 카페는 현재 청주의 이색카페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아내를 향한 아버지의 따듯한 마음을 느꼈고,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재탄생을 결심한 아들의 모습이 합쳐져 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1층 - 전 : 남탕 / 현재 : 대기실과 주방     2층 - 전 : 목욕탕 / 현재 : 테이블)

마지막으로 청주 향교로 향했다. 아쉽게도 청주 향교는 늦은 시간이라서 문이 닫혀있었기에 다음에 다시 오기를 약속하고 뒤로 돌았다. 그리고 희미하게 우리를 비추는 달의 모습이 오늘따라 아름답게 보였다.

반응형

'_여행_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여행 3일차(마지막 날) - 1  (1) 2022.08.25
서울 여행 2일차  (0) 2022.08.23
서울 여행 1일차  (1) 2022.08.22
전주 여행 당일치기  (0) 2022.08.19
청주 여행 2일차  (0) 202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