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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영화_review

파묘 : Exhuma

by 호 량 이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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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파묘 (Exhuma)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미스터리, 공포

감독 : 장재현

출연 : 최민식(풍수사_상덕), 김고은(무당_화림), 이도현(무당_봉길), 유해진(장의사_영근)

러닝타임 : 134분 (2시간 14분)

개봉일 : 2024.02.22.

 

 

소개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파묘'라는 이번 영화는 개봉 7일째인 28일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여 지난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서울의 봄'보다 3일 빨리 달성했다. 오늘 같이 리뷰가 올라온 305만 명을 기록한 '웡카'를 제치고 현재까지 개봉한 2024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330만 관객으로 알려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rjW9E1BR_30

(파묘 예고편)

 

해당 영화의 감독은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등으로 알려진 장재현 감독으로,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기게 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에게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감독이 "아주 어렸을 때 시골에서 밟고 올라가던 어떤 묘가 있었는데, 고속도로가 생긴다고 해서 이장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 100년도 넘었다고 들었는데, 그 무덤을 사람들이 직접 파던 모습과 흙냄새, 색깔이 아직도 기억이 남아있다", "그 안에서 오래된 나무 관을 꺼내고, 사람들이 제사를 지내고 하는 것을 봤을 때 호기심과 약간의 무서움,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었다."라며 "제가 관을 참 좋아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도 그렇게 관을 찍을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더라"라며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이 영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해당 영화는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 보면 좋을 듯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1. 해당 영화는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관계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유래를 보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 김상덕(최민식) : 일제강점기 때 조선독립청년단 대표로서 2.8 독립선언을 주도하였고, 한국독립군 참모, 임시정부 학무부차장 등을 역임한 정치인이자 독립운동가
  • 고영근(유해진) : 개항기 시기에 고종에 의해 해산된 독립협회, 만민공동회에서 활동하며, 정부에게 개혁을 요구하는 개혁개방운동을 전개한 관리이자 독립운동가
  • 이화림(김고은) :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의용대 여자복무단 부대장으로 활동하며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의료인이자 독립운동가
  • 윤봉길(이도현) : 일제강점기 시기 농민계몽.부흥 운동에 전력을 다하며, 한인애국단 소속으로 김구 주관 하에 홍커우공원 전승축하기념식에 투탄의거와 관련된 독립운동가 (대사 중에 봉길을 윤서방이라 부르는 장면이 있음.)
  • 오광심(김선영) : 일제강점기 시기 민족혁명당 부녀부, 대한애국부인회,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임시정부 군무부 등에서 항일무장 투쟁을 전개한 독립운동가
  • 박자혜(김지안) :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의원 간호부로 근무하다 간우회를 창설하여 독립운동을 벌였고, 신재호와 결혼하여 독립운동을 지원한 간호사이자 독립운동가
  • 박씨 일가의 자손인 박근형과 빅지용 : 을사오적(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박제순, 권중현)에서 따온 것

그 외에도 나라를 보호한다는 보국사와 보국사를 만든 원봉스님도 일제강점기 시기 독립운동을 하신 김원봉에서 유래된 것이며, 영화 내 도굴꾼으로 소문이 났던 '철혈단'은 '조선 민족정기 끊기'계획의 쇠말뚝을 찾아 제거하기 위한 단체로 영화에 등장하며, 실제 1920년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단체이다.

 

2. 빛과 어둠이 대비되는 존재이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단순히 땅의 문제를 넘어 산 사람인 한국인과 귀신으로 남아 범의 척추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일본 귀신 사이의 문제를 담고 있다.

무당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이어주는 사람으로서 한국의 귀신은 한을 담고 있으며, 그 한을 풀어 승천을 돕는다. 하지만, 일본의 귀신은 한을 품고 있는 존재보다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 존재는 죽이는 존재로, 하나의 자연재해와 같은 존재이다.(일본은 예로부터 자연재해와 같이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에 요괴, 도깨비, 망자 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담았다.) 그렇기에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사이에서 귀신의 승천을 돕는 무당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풍수지리다. 풍수지리는 나무, 물, 흙, 불, 쇠 5가지의 음양오행의 원리로 일본 귀신과 대적한다.

 

3. 한반도의 척추를 끊은 여우의 모습으로 일제강점기 시기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던 당시 일본인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

해당 영화의 처음 부분에 묫자리를 보러 가는 모습이 등장한다. 해당 묫자리는 산 정상에 위치한 곳으로 풍수사인 상덕이 묘를 향해 올라가는 길에 무당인 화림과 함께 많은 여우가 있는 것을 보았고, 악지 중에 악지라고 하는 장면과 이북이 보일 정도로 국경선에 가까운 곳임을 알 수 있다. 이 자리는 백두대간의 척추라 불리는 장소였다. 실제로 여우는 굴을 파기 때문에 여우가 서식하는 곳에는 묫자리로 쓰기 어렵다고 하며, 조심성이 많은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해당 영화에는 여우요괴가 사람으로 변하여 음양사로서 많은 돈을 준 박씨 집안에 묫자리를 추천하고, 그 자리에 눕게 된다. 그 자리는 100년 전 일제강점기 시기 대륙을 손에 쥔 호랑이의 척추인 백두대간에 쇠말뚝으로 400년 전 스키가하라 전투에서 사망한 쇼군의 신체를 사용하였고, 묘비에 위치를 숫자로 적어 그 자리를 쇠말뚝이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 쇼군은 만 명의 목숨을 끊은 존재로 일본에서는 신처럼 여겨지던 존재임을 영화의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박씨 집안의 묻혀있는 사람은 친일파이자 조선후기 고관대작이었던 박근형의 묘로, 박근형의 묘 밑에는 쇼군의 관이 있어 첩장 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쇼군의 관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이 무덤에서 이장을 한 뒤, 쇼군의 관을 찾기 전 여자의 얼굴을 한 일본의 뱀 요괴 누레온나가 등장하여 삽으로 두 동강이 난다. 그리고 주변의 여우들을 지키게 하여 이 사건을 만든 여우 요괴가 어디서든 지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도록 했다. 

이렇게 일본이 백두대간 호랑이의 척추에 쇠말뚝을 박으려 했던 이유는 일본의 대륙 정벌에 대한 욕망을 드러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임진왜란, 일제강점기와 같이 대륙으로 진출하려던 욕망을 꾸준히 드러내왔고, 그 사이에서 한국이라는 땅은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길목이었다. 그렇기에 역사적으로도 끊임없이 부딪혀왔고, 쇼군의 대사에서도 계속 북쪽으로 가려는 모습이 영화에서 보여진다.

 

4. 단순히 돈으로만 풍수지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땅 자체를 사랑한 상덕

처음에는 거액이라는 말을 듣고 이장을 시작한다. 하지만 백두대간의 척추에 박힌 쇠말뚝을 빼기로 결정한 것은 상덕이다. 영화의 대사에서 그는 단순히 돈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풍수사로서 대한민국의 땅을 사랑하고, 자신의 딸과 자손들이 살아갈 땅을 사랑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그는 땅이 만물의 어머니라는 지모사상을 가지고, 자신이 죽으면 땅으로 돌아간다는 대사를 자주 읊는 모습이 영화에서 보여진다.

 

5. 해당 영화는 항일의 모습을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어떠한 정치적 색을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림이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장면에서 자신이 일본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 박은 쇠말뚝을 뽑으려던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 무속인 화림의 모습으로 일본이 남기고 간 어두운 부분을 뽑으려던 모습이 보여진다.


개인적으로는 2시간이 살짝 넘는 영화 하나에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내용이 엮여있고, 그 이야기가 모두 고증이 완벽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들어가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인 듯했다. 장르가 미스터리, 공포임에도 불구하고, 그 공포조차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이유까지도 알 수 있고, 이야기가 모두 끝난 후에는 그 공포가 완벽히 해결될 정도의 깔끔한 공포였다고 느껴졌다.

 

또한 이 안에 담지 못한 작은 디테일들이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알든, 감상한 뒤에 알든 모두 소름이 돋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 외에도 산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거울, 유리 등과 같은 물체에 반사되어 보이는 모습들이 이 영화 안에서 담는 빛과 어둠의 대비, 대륙을 탐내는 일본의 강한 욕망과 그에 대항하는 산 자들의 대립 모습을 잘 보여주는 객체라고 생각이 되었다. 또한 한 특정 객체를 중심으로 화면전환이 이뤄지는데 그 장면조차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보다는 긴장감을 더 조성하는 것으로 사용되며, 특히 이미지와 함께 음향을 잘 사용하여 긴장감 조성에 잘 활용되었다고 생각된다.

 

feat 1. 관의 모습을 잘 살펴보며 영화를 보면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feat 2. 틈틈이 작은 웃음 포인트가 있으니 그걸 찾으며 보면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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