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건축 이슈_explain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 _ 철강사 및 시멘트 등 후방 산업도 비

호 량 이 2024. 10.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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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 급등과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의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예정된 착공 물량은 계속 밀리고, 일부 현장은 멈춰서기도 하면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인허가 주택은 17만 167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했다. 이처럼 건설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국내 철강사뿐만 아니라 시멘트와 레이콘 등 후방 산업도 함께 연쇄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철강사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 80% 가까이 감소하면서 실적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제철은 25일 잠정 실적발표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4%(465억원) 감소한 5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1043억원을 50.6% 하회한 수치이다. 매출도 5조 624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0.5%(4171억원) 줄었다. 순이익은 -1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동국제강도 같은 날 실적발표에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79.6% 감소한 2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3% 감소한 8386억원, 순이익은 84.0% 줄어든 95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율은 10.8%,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율은 46.9%, 58.9%였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건설경기 부진에 타격을 맞으면서 실적이 폭락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건설경기 회복이 계속 늦어지면서 매출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이 겹쳐 매출이 줄었고, 동국제강은 "건설 등 전방 산업의 장기 침체 속에서 수요 부족이 지속되면서 주력 사업인 봉강(철근), 형강 부문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산 후판의 국내 유입량이 커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철강사들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력적 공장 운영, 프리미엄 제품 개발, 수출 인증 취득, 원가 절감 등 자구책에 나설 계획이다.

 

 

 21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시멘트 재고량은 126만t으로, 1년 전에 비해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멘트 출하량도 급감하는 추세다.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t으로 전년 동기(2604만t) 대비 12.3% 줄어들었다. 올해 총 출하량도 연간 4000만t 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상도 이어진다. 통상 시멘트 생산량이 5000만t 이하면 업계에서는 비상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시멘트 출하량 부진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최근 건설업 침체 등을 감안했을 때 단기간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경영 역시 시멘트 업계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요소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녹생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 를 줄여야 한다. 이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설비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게다가 건설업계에서도 '녹색인증건축물' 확대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후방 산업도 함께 부담하게 되었다. 녹색인증건축물이 의무화가 진행되면서 일정부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시멘트 역시 이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시멘트 업계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제품을 계속 개발해야 하며, 친환경 제품은 공급 단가가 일반 시멘트보다 높아서 이를 사용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중국산 시멘트 수입카드'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멘트가 국가 기반 산업인 만큼 단기적인 측면보다는 장기적 측면까지 보고 대책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게의 한 관리자는 "시멘트 산업은 최근 친환경 설비 투자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등 과도기를 지나는 중인데, 건설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며 위기를 맞는 모양새"라며 "시멘트의 경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업종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의 개입을 통한 가격 낮추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산업의 현 상황을 고려한 지원 및 대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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