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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건축 이슈_explain

고금리, 자잿값 급등... 건설사들의 악전고투

by 호 량 이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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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동산 프로젝트라이낸싱(PF) 부실 리스크 심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 고금리, 자잿값 급등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줄었으며, 공사비 갈등에 첫 삽도 못 뜨고 사업철회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며, 적정 공사비 책정으로, 조합-시공사 간 갈등 중재방안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는 등 건설사들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PF로 인하여 미분양은 계속 늘어나고,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회에서는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34조 3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직접 감독권한을 보유한 6개 금융업권이 보유한 PF 직접대출 잔액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새마을금고 등에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된 금액을 모두 포함하면 202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행됐던 PF 규모가 100조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는 그의 2배로, 과거보다 규모가 확대된 만큼 충격도 더 커질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한국건설산업연구회에서 발표한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인 건설공사비지수는 23년 12월 기준 153.26(2015년 = 100)으로 1년 새 3.2% 증가하였는데, 3년 전 20년 말에 비교하면 25.8% 증가한 값이다.

조합과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빚는 사업장의 수도 증가하였는데,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살이 지난해 한 차례 1평당 510만원이던 공사비를 660만원으로 올렸고, 다시 889만원으로 증액하여 요구한 사실이 있다. 조합은 지난 해 12월 임시총회를 열고 공사비 인상 방안을 논의했지만, 과반부가 반대하며 부결되었고, 2025년 상반기 준공을 계획했으나, 분양 일정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서초구 반포주공의 경우 1단지 1, 2, 4주구도 공사비 문제로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상태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에 공사비를 기존 2조 6363억원에서 4조 775억원으로 인상하며 자잿값과 인건미 모두 인상되어 계약 당시의 공사비로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합원들은 1평당 공사비가 종전 대비 50% 이상 오르게 되면 추가부담금 부담이 가중된다며 이를 고사한 상태이다. 이렇게 공사비를 두고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경우, 오는 3월 예정이던 착공과 분양 일정 모두 밀릴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 검증 수행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검증 의뢰를 받기 시작한 2019년 2건에 불과하던 의뢰 건수는 지난해 30건까지 늘었으며, 올해만 벌써 2건이 접수된 상태이다.

이 외에도 올해 공사비가 더 오를 거라는 전망과 시장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수익성 재검토 및 중도하차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월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은 인천 서구 일원 민간 사전청약단지인 '인천 가정 2지구 우미린 B2블록' 사업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곳은 2년 전 사전청약을 진행한 후 지난해 3월 본청약, 내년 11월 입주를 계획했으나, 시장 침체로 본청약과 입주 시기 모두 미뤄진 상태이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으로 인허가도 나오지 제때 나오지 않으면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동산 PF 위기에 따른 건설업계의 부실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데, 지방을 중심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업체들이 폐업을 이어가며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 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24년에 들어 21일까지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 건설사 71곳, 전문건설사 540곳 등 총 611곳에 이르며, 2월 들어서 194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 또한, 부도처리된 건설업체는 5곳(광주,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으로, 지방 소재 전문건설사들이다.

특히 건설업을 자진하여 포기하는 업체들이 증가하였는데,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건설업 등록 자진반납 건수는 834건으로 협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신규 등록업체는 2022년 1086건에서 60.5%감소한 429곳에 그쳤다.

 

상반기 금리 인하는 힘들어졌고, 인건비와 자잿값은 여전히 상승세이며,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였다. 국토부에 따르면 23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 2489가구에서 한달 전 대비 7.9%증가하였고, 준공 후 미분양도 1만 857가구에 이른다. 또한, 부동산R114에 따르면 23년 수도권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5만 9850가구로, 1년 전 대비 1만가구 가량 줄었는데, 이는 수도권 아파트 분양실적이 최저치였던 2012년 6만 8633가구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더 적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불어나는 부동산 PF 대출이자의 부담과 청약 미달, 고금리와 자잿값, 인건비 등의 급등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관심 감소 등의 이유로 대형 건설사들조차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며,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은 물론 인건비가 대폭 상승하면서 서울의 웬만한 재건축 단지는 평당 공사비 800이상을 받아야하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달겠다고 하면 10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조합 입장에선 추가부담금 부담이 가중되는 게 사실이고,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집을 짓고 싶겠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설사도 더는 손해보고 사업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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